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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12도, 거센 바람 부는 도로 위… 한남동 ‘밤샘 시위’ 어떻게 견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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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부분 지방에 한파 특보가 발효됐던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전국 대부분 지방에 한파 특보가 발효됐던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과 탄핵을 촉구하는 시위대가 이달 초부터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연일 밤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10일 새벽에도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100여 명이 밤을 지샜다. 이날 아침 서울 최저기온은 영하 12도. 올 겨울 최강 한파가 찾아온 가운데, 시민들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난방 버스’와 ‘은박 담요’ 등이 혹한을 견딜 수 있게 해주고 있다.

◇하루 90만원으로 버스 전세 내 ‘난방 버스’… 내부 20도 넘어

윤 대통령 지지자 100여 명은 ‘신자유연대’ 등이 주최한 밤샘 집회에 참여해 아침까지 한남동 관저 인근을 지켰다. 일부는 텐트를 설치해 아침을 맞았다. 윤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30여 명도 밤새 자리를 지켰다. 이날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12도였지만, 남산과 한강 사이에 있는 한남동에는 바람이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가 더 낮았다.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윤석열 대통령 지지 집회에서 운영되고 있는 '난방 버스' 안. 시동을 걸고 따뜻한 바람이 나오자 내부 기온이 21.8도까지 올랐다. /정두용 기자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윤석열 대통령 지지 집회에서 운영되고 있는 ‘난방 버스’ 안. 시동을 걸고 따뜻한 바람이 나오자 내부 기온이 21.8도까지 올랐다. /정두용 기자

대책 중 하나는 ‘난방 버스’라고 불리는 전세 버스다. 이날 오후 2시쯤 한남대로 위에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을 위한 대형 관광버스가 2대 있었다. 탄핵 촉구 집회 참가자를 위한 대형 관광버스는 1대, 중형 버스가 1대였다. 난방 버스는 개인 후원자가 사비로 빌려 집회 참가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난방 버스로 활용되는 버스의 운전기사 김모(63)씨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전세 버스를 운행하면 110만원 정도 받는데, 하루 ‘난방 버스’로 운영하는 데에는 기름값을 포함해 90만원 정도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6시쯤 윤 대통령 지지 집회 난방 버스는 두 대 모두 운영되고 있었다. 바깥 기온은 영하였지만 엔진이 공회전하면서 버스 안에 따뜻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었고, 내부 온도는 21.8도까지 올라갔다. 45명까지 탈 수 있는 버스 1대에는 21명이 앉아 있었다. 70대 노인은 이어폰을 귀게 꽂고 눈을 감은 채 유튜브 방송을 듣고 있었고, 30대 4명은 시국에 대해 토론 중이었다. 난방 버스는 20~30분쯤 몸을 녹인 뒤 나가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이용자가 교체되고 있다. 탄핵 촉구 집회 참가자를 위한 ‘민주진영 난방버스’는 여성 전용 버스도 따로 마련돼 있었다.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체포 구속 긴급행동'에서 민주노총, 진보당 등 진보단체를 비롯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 및 구속을 요구하며 응원봉을 들고 있다. '은박 담요'를 덮고 체온을 유지하고 있다. /뉴스1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체포 구속 긴급행동’에서 민주노총, 진보당 등 진보단체를 비롯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 및 구속을 요구하며 응원봉을 들고 있다. ‘은박 담요’를 덮고 체온을 유지하고 있다. /뉴스1

◇’키세스단’ 은박 담요 덮자 마자 다리가 따뜻… 단열재로 바닥 한기 차단

‘은박 담요’는 지난 5일 한남동에서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시위대가 폭설 속에서 덮은 채 아침을 맞은 사진이 보도되며 유명해졌다. 초콜릿 ‘키세스’와 모습이 비슷해 ‘키세스단’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은박 담요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개당 1000원 미만으로 구매할 수 있다. 두께가 얇아 그리 따듯해 보이지 않지만 덮어 보면 효과는 바로 나타난다. 이날 오후 4시쯤 기자가 한남동 도로 위에서 은박 담요를 덮었더니 곧바로 다리에 온기가 느껴졌다. 담요 안 온도는 11.2도까지 올라갔다.

은박 담요는 얇은 플라스틱 시트에 알루미늄 박막을 입혀 만든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아폴로 달 탐사 계획을 위해 1964년 개발했다. 그래서 ‘우주 담요’(Space blanket)라고도 불린다.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빠르게 막아줘 마라톤 선수가 경기를 마친 후 저체온증을 막기 위해 덮어 쓰기도 한다.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벌어지는 윤석열 대통령 지지 집회 장소에서 아스팔트 도로 위에 단열재 아이소핑크가 놓여 있다. /정두용 기자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벌어지는 윤석열 대통령 지지 집회 장소에서 아스팔트 도로 위에 단열재 아이소핑크가 놓여 있다. /정두용 기자

열은 대류, 전도, 복사 등 3가지 방식으로 전달된다. 은박 담요는 복사를 차단해 보온 효과를 만든다.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는 페이스북 글에서 “복사는 전자기파여서 금속에서 반사된다”면서 “(은박 담요에 씌워진) 알루미늄은 몸에서 나오는 적외선을 반사해 체온을 보존해준다”고 설명했다.

건물을 지을 때 사용하는 단열재 아이소핑크는 아스팔트 도로 바닥 깔개로 쓰여 땅에서 올라오는 한기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시위대가 며칠 째 사용되면서 구석이 헤지기도 했다. 아이소핑크는 스티로폼보다 단열 효과가 우수하다.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한 카페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선결제'한 커피와 음료를 나눠주고 있다. /정두용 기자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한 카페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선결제’한 커피와 음료를 나눠주고 있다. /정두용 기자

◇’선결제’ 한남동으로 옮겨와… 컵라면·어묵 후원도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국회 앞 카페에서 보였던 ‘선결제’는 한남동으로 옮겨왔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도 선결제 문화를 빠르게 익혔다. 이날 한남동 한 카페에는 태블릿 메뉴판 옆에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마이너 갤러리가 유자차 500잔, 아메리카노 300잔을 기부했다’ ‘자유통일님이 아메리카노 100잔을 기부했다’는 안내가 붙어 있었다.

‘푸드트럭 기부’도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미시USA’의 후원을 받고 한남동으로 온 푸드트럭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시위대에게 어묵을 나눠주고 있다. 푸드트럭 점주 이모(33)씨는 “어제도 나와서 어묵 1600개를 소진했다. 오늘은 2000개를 갖고 나왔다”고 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후원금으로 마련한 컵라면을 나눠 먹고 있었다. 봉사자 임모씨는 “24시간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 나눠준다”면서 “열흘 전부터 봉사자들이 8명씩 나와 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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