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 않은 결정을 옆에서 도와준 건 아버지였다.
20대 초반 군 복무를 마치고 대학교를 중퇴한 뒤 버스 기사 일을 하며 자부심을 느끼는 한 청년이 있다. ‘탐구생활 – 돈이 되는 삶의 이야기’에 출연한 시내버스 기사 서기원 씨의 이야기가 뒤늦게 재조명되고 있다.
그는 비싼 등록금을 내면서까지 대학교에 다닐 필요가 없다고 느꼈기에 중퇴했다고. 꿈이 없었고, 아르바이트만 전전하며 살던 그에게 오히려 ‘버스 기사’에 도전해 보라고 말한 건 아버지였다. 태권도 사범님이었던 아버지의 지인 중에 현직 버스 기사분이 있었기 때문.
서 씨는 “처음에 저도 버스 운전에 대해 좋은 시선을 가진 건 아니었다. 버스 기사라고 하면 운전 난폭하게 하고, 성격 나쁘고 할 게 없는 사람들이 한다고 생각했다”면서도 “그건 다 옛날 말이었다. 지금은 성격 좋은 기사님도 많고 월급도 많이 주더라”라고 말했다. 실제로 버스 기사가 보통 처음에 받는 월급은 세후 270-275만 원 정도라고.
그는 “6개월 차엔 300만~310만 원을 받는다”며 “2년부터가 진짜인데, 2년이 딱 넘어가면 400만 원은 무조건 받는다. 그다음 추석이나 설날 등 공휴일에 일하면 특근수당이 붙어 430만~45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라고 솔직하게 답하기도.
서 씨는 버스 기사의 장점으로 많은 월급, 공항버스와 같은 더 좋은 회사로 이직 가능하다는 것을 들었지만, 단점으로는 새벽에 일찍 기상해야 한다는 점, 승객과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을 꼽았다.
젊은 나이에 더 도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버스 기사를 택한 그를 어른들은 모두 말렸다고. 나이가 많아지면 그때 해도 늦지 않았다고 말려도 그는 ” 한 번도 이 길을 선택한 데에 후회한 적 없다” 단단한 마음을 내비쳤다.
서 씨는 “제 인생의 등대인 아버지가 이 길도 알려주셨고, 취미와 특기가 적합하다 보니 매 순간 이 일에 자부심을 느낀다. 이 큰 차를 제가 핸들을 잡고 변속하고 액셀을 잡으면서 인천 시민의 발이 돼준다는 자부심으로 일을 한다”고 말했다.
배민지 에디터 / minji.bae@huffpost.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