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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폴] 전문가 75% “1월 금리 내린다”… 연말 금리는 2.25% 우세

조선비즈 조회수  

작년 10월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한 한국은행이 3차례 연속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오는 16일에 열리는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2.75%로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 절반 이상은 한은이 이후에도 금리를 2회 더 낮춰 연말 기준금리가 2.25%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선비즈가 13일 국내 증권사 거시경제·채권 전문가 1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8명(75%)은 오는 16일 열리는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현행 연 3.00%에서 연 2.75%로 낮아질 것으로 봤다. 이 전망대로라면 한은이 작년 10월 금리를 0.25%포인트(p) 내리면서 시작한 금리 인하가 3회 연속 이어지게 된다. 나머지 4명(25%)은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작년 10월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작년 10월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 “내수부진 심화·수출 증가세 둔화로 경기부양 필요성 커져”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비상계엄과 탄핵 등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내수 부진이 심화된 점에 주목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12월 둘째주(7~13일) 전국 신용카드 이용 금액은 전년 대비 3.1% 감소했다. 소비자들의 경제 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전월 대비 12.3포인트(p) 하락한 88.7로 집계되면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한국경제를 떠받치던 수출 증가세가 둔화한 점도 금리 인하 필요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작년 12월 일평균 수출은 ICT 품목(27.9%)의 높은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이를 제외한 품목(-3.6%)은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감소했다. KDI는 둔화하는 수출 증가세와 경제 심리 위축 등을 근거로 “경기 하방위험이 증대했다”는 진단을 내렸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대내외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면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1% 중반이 위협받는 상황”이라면서 “내수위축이 심화되고 있지만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포함한 재정정책 대응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에서 통화정책 완화 필요성이 증대됐다”고 평가했다.

동결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 지연 가능성에 주목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후 보편적 관세(수입품에 최대 20% 관세를 부과하는 것) 정책이 시행되면 미국의 수입물가와 소비자물가가 높아질 수 있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고, 그렇게 되면 내외금리차를 주시하는 한은은 금리를 내리기 어려워진다.

최근 급등한 원·달러 환율도 불안 요인이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지난 9일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1460.5원을 기록하면서 작년 12월 19일(1451.9원)부터 13거래일째 1450원을 넘겼다. 환율 급등은 금융기관의 대표적인 자산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과 유동성 지표인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을 악화시켜 금융 불안을 유발할 수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취임으로 인한 대내외 정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환율도 우려되는 점이 있어 경기 둔화보다는 금융 안정에 무게를 두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그래픽=정서희
그래픽=정서희

◇ 전문가 58.3% “연말 금리는 2.25%… 2분기에 추가 금리 인하”

조사 대상 채권시장 전문가 전원은 1월 이후에도 금리 인하가 수차례 단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 부진 우려와 트럼프 당선 이후 보호무역주의 확대 가능성을 감안하면 한국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있어서다.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대체로 금리 인하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도 추가 인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연말 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판단이 엇갈렸다. 채권시장 전문가 12명 중 7명(58.3%)이 2.25%를 예상했다. 0.25%포인트(p)씩 금리를 내린다고 가정하면 올해 금리인하가 총 3회 단행된다고 본 것이다. 4명(33.3%)은 한은이 금리를 1회 덜 내려서 기준금리가 2.5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나머지 1명(8.3%)은 최종금리를 2.00%(4회 인하)로 예측했다.

2.25%를 예상한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말 금리 수준은 물가 안정과 내수 침체, 경기 살리기용 금리 인하, 글로벌 성장 둔화 등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고환율은 통화 완화를 어렵게 하는 요소이지만 내수 침체 상황에 더 면밀히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1월 이후 금리 재조정 시기는 2분기로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2.50%를 제시한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1분기, 2분기 각 한차례씩 인하돼 연말 기준금리가 2.5%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두 번째 인하 시점은 추경 편성 이후 집행 전후에 맞춰 구축효과(정부의 재정 지출이 비슷하거나 같은 규모의 민간 투자 혹은 민간 소비의 감소를 초래하는 것)를 완화하기 위해 정책 공조 차원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유일하게 2.00%를 언급한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한국의 중립금리 중간값이 2% 중반으로 낮아진 상황에서 1% 중반의 부진한 성장과 물가목표수준인 2%를 하회하는 물가사정을 감안하면 기준금리를 2.00%까지 인하해야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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