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팔도 내리고, 스피드 집착도 버렸고, 남들과 손 모양이 다른 걸 알고 집중 연구했다.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키움 왼손 스리쿼터 김성민(31)은 본래 정통파였다. 그러나 팔이 아파서 손을 내린 케이스다. 캐치볼을 하다 우연하게 시도해본 스리쿼터 투구가 잘 맞는 걸 깨닫고 투수코치의 도움을 받아 본격적으로 폼을 바꿨다. 그때가 2020시즌 막판이었다.
사실 고민이 많던 시기였다.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SK 와이번스에 지명된 뒤 키움으로 옮겼고, 2019시즌 50경기서 2승5홀드 평균자책점 2.56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며 연봉도 9700만원까지 올렸다. 그러나 2020시즌 25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6.46으로 무너졌다.
팔을 내린 게 끝이 아니었다. 공이 빠르지 않은 투수는 아무래도 스피드에 욕심이 없을 수 없다. 김성민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스피드 욕심을 버렸고, 스리쿼터 투구에 포심보다 투심이 잘 맞는다는 걸 깨닫았다. 지난달 고양에서 만났던 그는 자신이 투심을 던질 때 보통의 투수와 손의 모양이 다른 걸 발견하고 집중적으로 연구했다고 털어놨다.
연구의 대가는 분명히 나타났다. 김성민은 2021시즌 47경기서 2승3패1세이브11홀드 평균자책점 3.28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후 군 복무를 소화하면서 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2년이란 공백기를 딛고 2024시즌에 돌아와 전반기에 엄청난 활약을 보여줬다. 후반기에 많이 무너지긴 했다. 그래도 46경기서 3승4패14홀드 평균자책점 4.34.
6000만원까지 떨어진 연봉은 2024년 9000만원으로 올랐고, 올해 생애 처음으로 1억원을 돌파했다. 키움이 지난 10일 발표한 2025시즌 연봉결과표에 따르면 김성민은 1억1000만원을 받는다. 팀에서 비FA 선수 중 5명만 억대연봉자다. 김성민은 그 중 한 명이다.
김성민은 작년 후반기 부진의 원인을 분석 중이다. 내년엔 1년 내내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연구하고, 개인훈련 중이다. 키움은 이번 오프시즌에 조상우가 KIA 타이거즈로 떠났다. 김재웅은 2026시즌에 돌아온다. 필승계투조를 완전히 새롭게 짜야 한다.
기대하는 구석은 있다. 강속구 사이드암 이강준, 돌아온 베테랑 원종현, 클로저 경험을 쌓은 주승우 등이 있다. 여기에 김성민이 양념처럼 들어가야 한다. 좌완 스리쿼터로서 필승계투조의 짜임새를 높이는데 그만한 카드가 없다.
알고 보면 선수생활 내내 성적이 좋았다, 나빴다를 반복했다. 서른줄로 접어들면서, 꾸준함을 증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불펜이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기에 가장 어려운 파트지만, 그래도 살아남으려면 해내야 한다. 김성민이 억대연봉의 책임감을 갖고 다시 도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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