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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찬공기를 마시며 걷는 맛을 아시나요”…고즈넉한 함안을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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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린 무진정 (2)
눈 내린 무진정 (2)
함안 낙화놀이가 펼쳐지는 무진정 호수 전경. 글로벌 관광 상품화로 성공적인 첫걸음을 뗐다. /함안군

구암 허준 선생은 “좋은 약을 먹는 것 보다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이 낫고, 좋은 음식을 먹는 것 보다 걷는 것이 좋다”고 말할 정도로 건강한 삶에 있어 걷는 것에 대한 중요함을 강조해 왔고 한다.

한 겨울이다.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먹거리에 손이가고 따뜻한 장소를 본능적으로 찾계 되는 겨울은 다른 계절에 비해 산책 등 걷는 활동이 적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아시는가. 찬 공기를 마시며 걷는 맛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북적이던 곳을 피해 걷다가 걷다보면 어느새 나 자신에게 집중하게 된다. 고즈넉한 풍경을 품고 있는 함안을 추천한다. 이 곳으리 길들을 걷다 보면 아름다운 정취에 눈길이 가고, 이내 마음에 시선이 머물게 된다.

말이산 고분군
말이산 고분군
세계유산 말이산고분군 전경. /함안군

◇1500여 년을 견딘 품이 나를 토닥이는 세계유산 말이산고분군과 함안박물관

세계유산인 말이산고분군은 사람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며 사계절 모두 아름답다. 봄이면 말이산 7호분과 8호분 사이의 왕벚나무 아래서 포즈를 취하는 커플들, 여름이면 초록으로 물든 고분군에는 어린이집에서 소풍 나온 아이들이 뛰놀고, 가을에는 역사문화축제인 ‘아라가야문화제’가 펼쳐져 밤에도 아름답게 불빛을 밝히며 사람들이 모여든다.

말이산고분군 길2
말이산고분군 길2
세계유산 말이산고분군의 눈내린 전경…말이산고분군 위로 소복히 쌓인 눈은 마음속에 새로운 희망을 품은 우리의 마음 같다. /함안군

그리고 다시 겨울. 말이산고분군 위로 소복히 쌓인 눈은 마음속에 새로운 희망을 품은 우리의 마음 같다. 150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고분군의 능선은 걷는 이들에게 마음의 안식을 준다. 경사도 완만해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걷기에 좋다. 고분을 오르면 보이는 완만한 산의 풍경까지 이 시간을 온전히 느껴보자.

아라홍련 (1)
아라홍련 (1)
함안박물관 아라홍련 카페에서 바라본 말잉산고분군 전경. /함안군

◇함안박물관 ‘아라홍련’ 카페서 바라보는 고분군

발걸음을 옮겨 잠시 추위를 녹이며 말이산고분군과 인접해 있는 함안박물관과 고분전시관을 둘러본다. 말이산고분군 출토유물과 함께 아라가야의 역사를 조명하는 함안박물관에는 연중 다양한 전시가 펼쳐진다. 실감영상실에서는 낙화놀이와 한강 정구 선생의 함주지에 얽힌 이야기까지 함안의 역사와 문화를 생생한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 이어 함안박물관 제2전시실 3층에 있는 아라홍련 카페에서 차 한잔 하며 잠시 쉬어보자. 이곳에서 바라보는 말이산고분군의 풍경은 색다르다.

언젠가 프랑스의 루브르박물관의 창가에서 오래 서 있는 노신사를 본 적 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센느강을 바라보고 있었다. 함안박물관의 아라홍련 카페에서도 세계유산 말이산고분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특히, 노을이 물든 하늘을 배경으로 능선 사이를 사람이 걷는 풍경은 그것만으로도 아름다워 넋을 놓고 보게된다.

봉성저수지
봉성저수지
뚝길과 숲속탐방로가 있는 봉성저수지 전경. /함안군

◇반짝이는 윤슬에 희망을 그리는 봉성저수지 & 여항산둘레길

봉성저수지는 총 2.9km로 조성됐으며 저수지 뚝길과 숲속탐방로가 함께 있어 걷기에 좋은 코스이다. 새해를 맞아 여항산은 물론이고 봉성저수지와 여항산 둘레길 여항산 둘레길을 여러명이 함께 자전거 라이딩을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여항산 둘레길을 걷는다면 1박 2일에서 며칠 머물며 둘러보아도 좋겠다. 이른 아침 걷는 봉성저수지는 고요하고 오후에 햇볕이 내리쬐는 저수지는 반짝이는 윤슬이 아름답다. 남남정맥의 최고봉인 여항산(770m)을 바라보며 걷는 시간은 흡사 명상을 하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든다. 밤에는 저수지 사이로 엘이디(LED) 조명이 불을 밝히고, 하늘에는 별이 빼곡하다. 그 고요한 시간에 소중한 사람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도 좋다. 한 새해의 시작 시점에 마음을 다독이기 좋은 시간이다.

눈 내린 무진정 (3)
눈 내린 무진정 (3)
눈내린 무진정 전경. /함안군

◇무진정에서 호젓한 새해산책

무진정에 적힌 주세붕 선생의 기문에는 “맑은 바람이 저절로 불어오고 밝은 달이 먼저 이르며, 반걸음을 옮기지 않아도 온갖 경치가 모두 모였으니 진실로 조물주의 무진정이라 하겠다”는 구절이 있다. 무진정은 사계절 풍경이 모두 아름다워 지역 주민뿐 아니라 인근 도시에서도 많이 찾는다.

특히, 지난해는 함안 낙화놀이가 글로벌 관광 상품화로 성공적인 첫걸음을 뗐다. 관광을 목적으로 한꺼번에 수백 명의 외국인이 찾아온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겨울에는 고즈넉하게 호수를 돌아보기에 좋다.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새해 산책을 해보자.

아시아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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