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가 미국 출시 3년 만에 1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해까지 아이오닉 5 미국 누적 판매 대수는 총 10만1453대로 집계됐다. 2021년 12월 미국 판매 시작 이래 3년 1개월 만에 세운 기록이다.
현대차·기아가 미국에서 출시한 전기차 가운데 누적 판매 대수 10만대를 넘어선 건 아이오닉 5가 처음이다. 연도별로 2022년 2만2982대, 2023년 3만3918대, 2024년 4만4400대 등 매년 판매량이 크게 늘어났다.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장기화를 고려하면 의미있는 성과라는 평가다.
아이오닉 5는 한때 미국 생산 전기차에만 보조금 세액공제를 지급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상에서 제외되며 우여곡절을 겪었다.
IRA 발효 직후 2022년 하반기 아이오닉 5 판매량은 월 1000대로 줄었지만, 2022년 12월 미국 재무부가 ‘상업용 전기차에 대한 세액공제 조항(45W)’을 확정하면서 반등 계기를 맞았다. 이 조항은 차량 대여·렌터카에 대해 원산지 관계 없이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했고, 현대차는 이를 활용해 아이오닉 5 미국 판매를 끌어올렸다.
아이오닉 5는 올해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본격 생산돼 IRA에 따른 보조금 혜택을 누린다. HMGMA는 연간 생산 규모를 기존 30만대에서 50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아이오닉 5 생산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테슬라 충전 기술인 북미충전규격(NACS)을 무료 제공하면서 충전 측면에서도 편의성을 높인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IRA 보조금, 전기차 의무화 정책 폐기를 시사하고 보편 관세 부과를 언급한 건 우려다. 현대차는 미국 현지 생산 확대로 위기를 넘는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기아는 아이오닉 5·아이오닉 9, EV6·9, GV70 전동화 등 5개 차종 미국 현지 생산을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5개 차종은 미국 현지 생산 덕에 IRA 보조금 수혜를 입게됐다.
한편, 현대차는 트럼프 당선인 20일 취임식에 100만 달러(약 14억7000만 원)를 기부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대차 관계자가 대선 이후 트럼프 인사들과 관계 구축에 공들였고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에 미국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기부금을 냈다고 보도했다. 현대차 기부는 토요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기부 행렬에 보조를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트럼프 당선인과 회동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취임 이전 트럼프 당선인 자택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취임 이후 백악관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호세 무뇨스 사장이 면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취임식에는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과 무뇨스 사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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