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의리는 조금 부족해.”
KIA 타이거즈 좌완 파이어볼러 이의리(23)는 2023년 6월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다. 재활 속도는 구단의 기대보다 빠르다는 평가다. 이대로 재활을 차질 없이 이어가면, 다가올 6월에는 마운드에 돌아올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단, 이범호 감독은 올 시즌만큼은 이의리의 등판 횟수, 투구수 및 투구이닝을 철저히 제한할 방침이다. 진정한 복귀 원년은 2026년이라고 바라봤다.
KBO리그에 젊은 토종 에이스들이 조금씩 두각을 드러낸다. 아직 임팩트, 꾸준함 측면에서 과거의 류현진(한화 이글스), 윤석민(은퇴), 김광현(SSG 랜더스), 양현종(KIA 타이거즈)의 계보를 잇는 투수가 마땅치 않다.
윤석민은 1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사이버 윤석민’을 통해 류현진, 김광현과 함께 ‘포스트 류윤김’을 꼽아봤다. 두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1번, 국가대표 에이스는 이견 없는 안우진(사회복무요원)이다. 그리고 두 번째 공통점은 전부 우완이다. 류현진은 안우진과 함께 원태인(삼성 라이온즈)과 문동주(한화 이글스)를 꼽았다. 김광현은 안우진과 함께 곽빈(두산 베어스)과 문동주를 지목했다.
윤석민은 좌완 에이스들이 좌완 후배를 한 명도 지목하지 않자 이유가 궁금했다. 그러자 김광현이 솔직하게 “이의리는 아직까지 조금 부족하다”라고 했다. 이유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의리가 좀 더 보여주고, 증명해야 하는 건 누가 보더라도 명백한 사실이다.
냉정하게 볼 때, 현 시점에서 리그를 끌고 갈만한 확실한 좌완 토종 에이스가 전무하다. 우완은 후보들이라도 있지, 좌완은 씨가 말랐다. 6월에 구창모(NC 다이노스)가 전역하지만, 데뷔 후 한 번도 규정이닝을 못 채웠다. 늘 부상이 문제였다. 15년 이상 정상에 군림하다 최근 서서히 내리막을 타는 류현진과 김광현의 시야에 구창모는 아예 들어오지도 못했다.
구창모 외엔 이의리가 가장 기대되는 게 사실이다. 리그에 너무나도 귀한 좌완 파이어볼러다. 마음만 먹으면 150km대 초반의 패스트볼을 팍팍 뿌린다. 이런 투수가 잘 없다. 단, 제구와 커맨드가 일정치 않다. 2023시즌만 해도 131⅔이닝 동안 156탈삼진을 낚으면서 101개의 사사구를 내줬다. 사사구로 만루를 만들고 탈삼진으로 해결하는 장면을 수 없이 반복했다.
이의리는 올해 건강만 증명하면 된다. 더 이상 바라면 욕심이다. 2026년부터 구위를 완전히 회복해 좋은 투구내용을 보여주면 된다. 아직 2022년생, 만 23세의 젊은 투수다. 군 복무를 해결하지 못했지만, 시간은 이의리의 편이다. 커맨드는 좀 더 경험을 쌓고 노력하다 보면 갑자기 잡히기도 한다. 향후 2~3년 정도 건강을 회복하고,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류현진-김광현-양현종급 좌완으로 갈 1순위인 건 분명한 사실이다.
이의리를 제외하면, 올해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KBO리그에 데뷔할 정현우(18, 키움 히어로즈)가 단연 관심을 모은다. 정현우는 고교에서 이미 150km대 초반의 패스트볼을 뿌렸다. 슬라이더와 포크볼의 품질도 상당하고, 날리는 볼 없이 날카로운 커맨드와 경기운영능력을 보여줬다. 게다가 투구폼도 부드럽다. 아직 성급하긴 하지만, 류현진이 떠오른다고 말하는 관계자들이 있다.
어디까지나 뚜껑을 열지 않은 우량주일 뿐이다. 우선 데뷔하는 모습부터 봐야 한다. 우선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을 잇는 좌완 에이스 선두주자는 누가 봐도 이의리다. 당장은 힘든 나날이 이어져도 내일은 맑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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