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은 ‘하얼빈’을 통해 호흡을 맞추게 된 현빈, 박정민, 전여빈, 박훈을 처음 만났다. 그는 첫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 대해 “정민이는 개인적으로 팬이었거든요. 함께 연기를 하게 돼서 기뻤어요. 전여빈 배우랑 연기를 하면서 ‘진짜 지독하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본받아야겠다 싶었어요”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현빈 배우는 궁금했어요. 현빈 배우의 결과물은 전세계인이 다 보잖아요. 결과물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은 어떻게 임할까가 궁금했어요. 굉장히 진중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디테일이나 중요하게 가져가야 할 부분이 있으면 잘 타협하지 않는거 같아요. 이번에 같이 연기한 배우들한테 배울점이 굉장히 많았어요. 사실 저는 거의 주인공을 하잖아요. 앞에서 이끌어나가야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이런 감정을 느낄 기회가 그렇게 많지 않았거든요. ‘하얼빈’은 오히려 한발 뒤에서 보게 되니까 굉장히 새로운 경험, 신선한 느낌, 좋은 자극을 많이 느끼게 됐어요”
이창섭이 왜 독립운동에서 투신하게 됐는지 별도로 생각한 전사가 있냐는 질문에는 “가족이 부당한 일을 당했을 수도 있고, 폭정에 의해서 피해가 가는걸 보고 울분에 찼을수도 있지만…. (영화에서) 그런 계기는 사실 중요하지 않거든요”라고 운을 뗐다.
“그런 계기를 통해서 그 자리까지 간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저희들끼리 그 시절로 돌아가면 독립운동할 수 있겠냐 했는데 못할 거 같은 생각이 컸어요. 너무 무섭잖아요. 20대 초반의 나이에 내 목숨을 걸고 독립을 위해 달려간다, 내가 스무살에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하면 굉장히 어려운 문제인거 같아요. 그럼에도 그렇게 몸을 던진 분들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거고, 그렇기 때문에 제가 이렇게 연기도 할 수 있는 거죠. 어떤 계기는 중요하지 않다, 거기까지 간 그들이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극중 이창섭은 안중근(현빈)과 계속해서 마찰을 빚는다. 동아시아 전체의 평화를 염원하는 안중근은 적군인 일본과도 상호 존중을 강조하지만, 이창섭은 물리적인 방법으로라도 ‘독립’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 이동욱은 이런 가치관 대립에 대해 “이성적으로는 안중근의 신념이 맞죠”라고 말했다.
“마음은 이창섭같은 마음이 더 많았겠고, 보시는 분들도 그렇게 느끼시는 분들이 많겠다 싶었어요. 무력투쟁을 해서라도 우리가 이겨야지 싶죠. 하지만 그런 이창섭의 방식과 다른 안중근의 방식이 어떻게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고, 그 마음이 우리에게 어떤 방식으로 전달되고 있는지 이창섭을 통해서 안중근이 더 돋보였으면 좋겠다 했어요”
1999년 데뷔해 현재까지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며 ‘열일’을 이어가고 있는 이동욱. 데뷔 26년차인 이동욱은 연기에 대해 “할 때마다 할수록 어려워지는거 같아요. 이제는 연기를 안하고 산 날보다 하고 산 날이 훨씬 많아졌는데, 몸에 쌓인 이쪽 환경에 대한 데이터들이 훨씬 많아졌는데. 그러면 좀 쉬워질법 할만하지 않아? 라고 생각하면서도 할때마다 불편하지 그런 마음이에요. 변하지 않는 신념이 있다면 ‘하얼빈’ 뿐만 아니라 작품을 함께한 사람들이 어디가서 창피해하게 만들지 말자, 늘 그런 생각을 합니다”라고 전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