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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NC→LG’ 더 이상 뒤가 없다…”후회 없이” 태극마크까지 달았던 사이드암에게 찾아온 마지막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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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심창민./잠실= 박승환 기자
LG 트윈스 심창민./잠실= 박승환 기자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마지막 기회일 것 같다”

지난 2011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삼성 라이온즈의 지명을 받은 심창민은 2012년 1군 무대에 데뷔, 37경기에 등판해 2승 2패 5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1.83로 화려한 성적을 거두며 혜성같이 등장했다. 데뷔 첫 시즌부터 ‘필승조’로 중책을 맡았던 심창민은 이듬해 50경기에서 1승 14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2.68을 기록하며 2년차 징크스없이 2013시즌을 마쳤다.

첫 시련은 3년차에 찾아왔다. 52경기에서 5승 2패 8홀드를 기록했으나, 심창민의 평균자책점은 6.81로 크게 치솟았고, 2015시즌 또한 6승 3패 9홀드에도 불구하고 평균자책점은 4.28로 여전히 높았다. 그러나 2016년에는 마무리 역할을 맡는 등 62경기에 나서 2승 6패 4홀드 25세이브 평균자책점 2.97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며 부활했다.

하지만 2017시즌부터 다시 성적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한 결과 2022시즌에 앞서 트레이드를 통해 NC 다이노스로 이적했다. 이후 심창민은 예전의 폼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트레이드 첫 시즌에는 11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14.21로 추락하더니, 2023시즌에는 단 5경기 밖에 나서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단 한 번도 1군 마운드를 밟지 못하게 되면서 결국 9월 NC 유니폼을 벗게 됐다.

이런 심창민에게 LG가 손을 내밀었고, 2024시즌이 끝난 뒤 마무리캠프 기간 동안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때 NC 유니폼을 입은 심창민이 LG 선수들과 훈련하는 모습이 구단 유튜브 영상을 통해 알려지면서 LG 입단이 유력해졌고, 지난달 18일 공식 발표가 이뤄졌다. LG는 “심창민은 과거 필승조의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선수로, 테스트 결과 경쟁력 있는 구위와 향상된 제구력으로 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영입 배경을 밝혔다.

LG 트윈스 심창민./LG 트윈스
LG 트윈스 심창민./LG 트윈스
LG 트윈스 심창민./LG 트윈스
LG 트윈스 심창민./LG 트윈스

지난 8일 ‘유광잠바’를 입고 ‘2025년 선수단 신년인사회’를 통해 처음으로 공식적인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심창민은 선수단과 구단 임직원을 향해 “개인적으로 다시 한번 기회를 받게 돼 좋다. LG에 입단하게 돼 영광”이라는 인삿말을 건네며 “그동안 개인적으로 좋지 않았는데,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LG 깃발 밑에 작은 엠블럼이 생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이후 취재진과 만난 심창민은 ‘엠블럼’에 대한 질문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한 팀만 달지 않나. 원래는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말하고 끝내려고 했다. 하지만 이제는 나이가 있는 편이지 않나. 그래서 그냥 끝내기엔 조금 그렇더라. ‘우승을 하고 싶습니다’라며 우승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는 것보다는 어휘력을 발휘했다”며 “우승을 하고 싶다는 말을 돌려서 했다”고 쑥스럽게 웃었다.

구단의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 유튜브 영상을 통해 입단이 알려지게 된 느낌은 어땠을까. 그는 “(내가 나온 장면을) 자른다고 했는데 나왔더라. 이후에 많은 연락이 왔다. 찾아보면 단체 사진에도 나와 있다”며 “둘째가 태어나면서, 아내를 도와줘야 하는 시기에 LG에서 연락이 왔다. 당시 ‘조금 미뤄줄 수 있느냐’고 했는데, 흔쾌히 받아주셨다. 이후 마무리캠프 1턴 정도 테스트를 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창민은 “이번엔 다르다. NC로 트레이드가 될 때에는 뭐가 뭔지 몰랐다. LG는 방출 선수 입장에서 새로운 팀을 찾아서 좋은 것도 있지만, 훈련을 할 때 팀 분위기가 낯설지 않아서 좋았다. 무소속으로 팀을 찾아서 단순히 좋은 느낌이 아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지만, 그냥 느낌이 좋았다. LG는 나와 잘 맞을 것 같은 느낌이다. 여러 팀에서 뛰어봤지만, 팀만의 문화가 있다. 문화를 많이 겪어본 입장에서 LG는 나와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에서도 부진했기에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됐지만, NC 입단은 심창민에게 기회가 아니었다. 오히려 더욱 가파르게 추락하는 계기였다. 애초에 심창민은 힘으로 타자들과 승부를 하는 타입인데, NC로 이적한 뒤 심창민은 완전히 제구력을 잃은 모습이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NC 다이노스 시절의 심창민./마이데일리
NC 다이노스 시절의 심창민./마이데일리
LG 트윈스 심창민./LG 트윈스
LG 트윈스 심창민./LG 트윈스

심창민은 “내 밸런스가 독특한 편이다. 나를 어릴 때부터 봐왔던 삼성 코치님들과 프런트 분들은 내 고유의 것을 다 알고 계신다. 그래서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고유의 밸런스를 잡아주셨다. 그런데 팀을 옮긴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는 상황에서 팀을 옮기게 되면서, 열린 생각을 갖게 되더라. 원래 고지식한 부분이 있었는데,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내가 맞다고 생각했던 것이 아니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활하는 곳도 바뀌면서 혼란이 왔다”고 얘기했다.

계속해서 심창민은 “코로나도 걸리고, 포수에게 공도 못 던지고 그랬는데, ‘더 강하게, 더 안 맞아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던 것 같다. FA가 되는 시즌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못하기도 했지만, 계속 잘해왔기에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안 해봤는데, 욕심이 과해지면서 오버페이스를 했다. 그러면서 부상도 찾아왔다. 그리고 NC는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는 편인데, 내가 착각을 했다. 고유의 감각이 우선이 되고 데이터를 활용해야 하는데, 시대가 바뀌면서 나도 데이터를 더 받아들이려고 했다. 그러면서 고유의 것이 무너졌었다”고 돌아봤다.

NC를 탓하는 것은 아니지만, 팀을 나온 뒤 심창민은 오히려 예전의 것을 일부 되찾았다고. 그는 “NC에서 나온 뒤 몸을 만들고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는 데이터를 볼 기회가 없는 상황이라서 그런지 좋아지는 느낌이었다. 물론 압박감은 생기겠지만, ‘1년만 더 해보면 후회가 남지 않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염경엽 감독은 심창민이 1군에서 충분히 쓰임새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심창민도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모든 걸 쏟겠다는 입장이다. 벌써 체중도 5kg이나 감량했다. 심창민은 “마지막 기회일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더라. 잘될 수도, 안 될 수도 있지만, 마음은 편하게 왔다”며 “잘하면 좋겠지만, 잘함의 유무에 관계없이, 안 되더라도 후회 없이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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