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 아니다. ‘백골공주’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스스로를 ‘반공청년단(백골단)’이라고 부르는 청년들을 소개해 큰 비판을 샀다. 백골단은 군사정권 시절 무자비한 폭력 진압을 수행하던 사복 체포조로, 민주사회에서 금기시된 별칭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같은 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 의원이 눈을 감고 수면을 취하는 듯한 모습이 포착되면서 비판이 가중됐다.
이에 10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백골단 기자회견’을 진행한 김민전 의원을 비판하며, “김민전 의원이 이런 대업을 이루고나서 퍽 고단했던지, 국회 본회의장에서 ‘또’ 숙면을 취했다”고 말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해 7월 ‘채상병 특검법’ 통과를 막기 위해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진행되는 가운데 잠들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어 한 의원은 “오죽하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잠자는 국회 백골공주’라는 별명까지 붙였겠냐”고 했고, 양 옆에 앉아 있던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가까스로 웃음을 참아내는 모습을 보였다. 카메라에 잡히진 않았지만 한편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추정되는 사람의 웃음소리도 들렸다.
한편 김민전 의원은 9일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단체가 백골단인지 몰랐다’는 취지의 해명을 내놓았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0일 기자들과 만나 “김민전 의원이 본인의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해서 징계 사유에 해당하지는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김민전 의원에 대한 제명안 발의를 검토 중이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0일 오전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 출연해 “전혀 몰랐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본다”며 “김 의원에 대해선 강력한 제재 조치를 취하기 위해 오늘 제명안을 발의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유해강 에디터 / haekang.yo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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