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의원(5선)이 관례를 깨고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인사를 하지 않았다. 국회의장은 입법부 수장으로, 대한민국 의전서열 2위에 해당하는 자리다(1위는 대통령). 공석에서 상호간 예의를 갖추는 것이 암묵적 관례인데 나 의원은 이를 무시한 셈이다.
앞서 나 의원은 지난해 12월 14일 우원식 국회의장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발의 연설을 하던 중, 성큼성큼 걸어 본회의장을 벗어나 논란이 된 바 있다. 이후 나 의원은 다시 들어와 표결에 참여했다. 당시 나 의원의 행동을 두고 ‘무례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는데. 약 한 달 만에 비슷한 광경이 포착됐다.
지난 9일 나 의원은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혐의 및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 관련 긴급 현안질문을 했다. 나 의원은 윤 대통령에 탄핵이 ‘사기 탄핵’ 내지는 ‘소추 사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야당 측에선 즉각 고성이 터져 나왔고, 이에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이 의장석 앞까지 나와 항의하며 맞대응하는 등 장내 소란이 일었다. 나 의원은 우 국회의장에 “조용히 좀 시켜달라. 말을 할 수가 없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문제의 순간은 나 의원이 질문을 마치고 단상에서 내려가면서 빚어졌다. 자리에 앉아 있는 의원들을 향해서는 인사를 한 나 의원이, 관례를 깨고 우 국회의장에게 인사를 생략한 채 지나간 것이다. 나 의원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우 국회의장이 “인사 하지 않냐”고 두 번 물어보았고, 나 의원은 퇴장 도중 뒤돌아 살짝 몸을 숙였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기본적인 예의는 지켜야지. 유치하네”, “국회의장은 국회를 대표하는 사람이자 입법부의 수장이다. 의전서열만 봐도 2위다. 당연히 그에 걸맞는 의전이 행해져야 하고 특히 본회의장은 생중계 되기도 해서 (고리타분하게 보일지라도) 격식을 갖추는건 암묵적인 필수다” 등 비판 의견을 냈다.
유해강 에디터 / haekang.yo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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