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부상을 장점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년 선수단 신년인사회’에 앞서 오랜만에 가진 취재진과 만남을 가졌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2023년 정규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 최정상에 오르며, 1994년 이후 29년 만에 LG의 설움을 풀어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 앞서 고우석이 메이저리그로 떠나고, 이정용이 상무에 입대, 함덕주와 정우영이 수술대에 오르는 등 각종 악재와 맞닥뜨렸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LG는 정규시즌을 3위로 마쳤으나, 플레이오프에서 모든 일정을 마무리해야 했다.
그런데 올해도 LG의 상황은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2024년 고우석을 대신해 LG의 뒷문을 담당하며 62경기에 등판해 7승 5패 1홀드 26세이브 평균자책점 2.97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유영찬이 오른쪽 팔꿈치 주두골 스트레스성 미세 골절로 인해 수술대에 올랐다. 그리고 함덕주도 지난 겨울에 이어 이번 오프시즌에도 수술을 받게 됐다. 불펜의 핵심 자원들이 둘씩이나 빠진 것으로 작년과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그래도 그나마의 위안거리가 있다면, LG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선발 최원태를 포기하는 대신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에서 각각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장현식과 김강률을 품에 안으며 불펜을 보강했다는 점이다. 일단 LG는 올해 전반기 마무리의 중책을 장현식에게 맡길 예정이다. 때문에 염경엽 감독은 시즌 초반 불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성과를 냈던 박명근과 백승현이 지난해 어려움을 겪었는데, 올 시즌을 치르는데 있어서 자양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성공의 가능성이 높다”며 “전반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김강률과 장현식, 김진성이 얼마나 중심을 잘 잡아주느냐다. 심창민도 테스트 기간에 봤을 땐 충분히 활용폭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경험이 있는 선수들과 박명근과 백승현으로 전반기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부상으로 이탈한 함덕주와 유영찬의 복귀 시점은 언제가 될까. 염경엽 감독은 전반기에는 이들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시즌 구상에 들어간 모습이었다. 헛된 희망을 갖지 않지 않고, 안주하지 않겠다는 각오. 이 부분에서 염경엽 감독의 역발상이 돋보였다. 사령탑은 “어차피 지나간 것은 어쩔 수 없다. 부상을 장점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 문을 열었다.
염경엽 감독은 “올해 시작은 힘들 수 있지만, 승부처에서 돌아올 자원이 있다는 것이 다른 팀과 다르게 큰 플러스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불펜이 지쳐갈 타이밍에 이정용, 유영찬, 함덕주가 돌아온다는 것이 다른 팀에게는 없는 이점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이들이 돌아올 때까지 얼마나 육성을 잘하고, 잘 버티고, 잘 만들어지느냐가 중요하다. 잘 만들어진다면 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고, 버티고 가게 된다면, 시즌이 끝날 때까지 우리는 버틸 수 있는 전력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작은 아쉽지만, 7월에는 장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함덕주와 유영찬의 복귀 시점은 넉넉하게 후반기를 생각하고 있다. 빨리 돌아오면 좋은 것일 뿐이다. (이)정용이도 6월 중·하순에는 온다. 그 시기면 투수들이 어느 정도 지칠 타이밍”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시즌 초반 백승현, 박명근, 김진성, 김강률, 장현식이 얼마나 많은 승리를 지켜내느냐가 중요하다. 잘 버티거나,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 7월 함덕주와 유영찬이 돌아올 때 LG는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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