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하성과 혼동하지 마세요.”
한국인들에게도 김하성(30, FA)과 김혜성(26, LA 다저스)의 발음은 얼핏 들으면 비슷하다. 하물며 한국 발음, 표기가 익숙지 않은 미국 사람들에겐 오죽할까.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4년간 뛰었고, 2023년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골드글러브를 받은 김하성에게 익숙한 미국 사람들은, 김혜성이 낯설 수밖에 없다.
김혜성이 3+2년 2200만달러에 LA 다저스와 계약하자, 일부 미국 언론들은 김하성이 아닌 김혜성이라고 정확히 얘기했다. 혹시 팬들이 다저스가 김하성과 계약한 것으로 혼동할 것을 우려했던 것이다. 저스트 베이스볼도 10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의 오프시즌 행보를 돌아보며 “김혜성과 김하성을 혼동하지 마세요”라고 했다.
김혜성은 메이저리그와 다저스 사람들에게, 다저스 팬들에게 자신을 알릴 의무가 있다. 모든 미국 사람이 KBO리그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닌 이상, 김혜성은 메이저리그에선 신인이다. 어쩌면 사람들은 김하성과 비슷한 선수로만 기억할 수도 있다.
사실 김혜성은 김하성과 이름, 발음만 비슷한 게 아니라 큰 틀에서 플레이 스타일도 흡사하다. 수비와 주루를 기반으로 팀에 동력을 제공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혜성은 김하성보다 주루 및 도루를 더 잘한다. 반면 파워는 확연히 떨어진다.
다저스가 김혜성을 영입한 건 김혜성 특유의 스피드가 뛰는 야구에 은근히 취약한 팀에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멀티 포지션이 되는 야수들은 어느 팀에서나 환영받는 법이다. 결국 주력과 도루 능력은 출루율과 타격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일단 어느 포지션에 들어가도 완벽한 수비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가빈 럭스(신시내티 레즈) 트레이드가 김혜성에게 주전 2루수가 되는 길을 열어줬다는 분석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해석도 있다.
김혜성으로선 자신이 할 수 있는 야구를 최선을 다해 보여준 뒤 인지도도 높이고, 정체성도 찾으면서 팀에 보탬이 되는 게 중요하다. 마이너거부권이 없지만, 팀에 확실히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면 마이너행 가능성은 줄어들 전망이다.
다저스는 어차피 김혜성에게 많은 홈런과 타점을 기대하지 않는다. 안정된 수비를 기반으로 8~9번 타순에서 출루능력을 올려서 오타니 쇼헤이나 무키 베츠의 장타에 홈까지 파고든다면 이상적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김하성과 차별성을 높여 인지도도 올라가고, 더 좋은 평가를 받을 토대가 마련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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