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가 인공지능(AI)이 적용된 NPC(논 플레이어 캐릭터) 개발에 열심이다. AI NPC로 유저 경험과 게임 콘텐츠 활용도 모두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AI 반도체 강자인 엔비디아와 게임용 AI 모델 협업이 활발하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실제 게임에 적용될 전망이다.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과 위메이드는 엔비디아와 협업해 게임에 AI NPC를 도입한다.
크래프톤은 MMO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와 올해 3월 출시 예정인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에 엔비디아 게이밍 AI 모델인 엔비디아 ACE(아바타 클라우드 엔진)을 활용해 AI NPC를 도입한다.
위메이드도 엔비디아와 협업해 차기작 ‘미르5’의 보스 몬스터 ‘아스테리온’에 AI를 도입키로 했다.
해외 게임사 역시 해당 기술 도입에 적극이다. 중국 넷이즈의 무협 액션 배틀로얄 ‘나라카 블레이드포인트 모바일’과 시선게임즈의 ‘메카 브레이크’도 엔비디아 기술을 활용한 AI NPC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들 게임은 올해 출시가 예정돼 있다.
AI NPC는 유저가 PvE(컴퓨터가 만든 적이나 캐릭터와 플레이) 콘텐츠에서 상대했던 NPC에 AI 학습 기능과 챗GPT 등이 연동되게 한 기술이다. 기존에는 정해진 프로그램대로 행동해 유저 경험에 제한이 있었지만 AI로 환경과 유저 조작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며 실제 사람과 같은 상호작용이 가능하게 한다.
AI NPC는 유저 경험을 높일 뿐 아니라 PvE, PvP(플레이어 간 대결) 콘텐츠도 활용 폭을 넓힐 수 있다. 이번에 공개된 크래프톤 인조이의 ‘스마트 조이’ 소개 영상에는 NPC가 길을 걸으며 마주하는 환경에 따라 노숙자에게 빵을 나눠주고 춤추는 사람의 사진을 찍는 등 각 상황에 따라 다른 행동을 취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NPC가 실제 세계를 살아가는 듯한 생태계 속에서 유저도 현실감과 자유도를 높인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최근 AI NPC를 선보인 게임사는 대부분 엔비디아의 ACE를 활용했다. ACE는 엔비디아가 2023년 5월 공개한 게이밍 특화 AI 모델이다. 공개 당시에는 캐릭터가 챗GPT 기반 대화를 구사하는 수준에 그쳤지만 업데이트를 거듭해 인지·지각, 음성, 행동선택 기능 등까지 기능을 넓혔다.
현재 엔비디아 ACE에는 거대 언어 모델(LLM) 도구인 ‘네모’, 음성 인식·텍스트 음성 변환 기능인 ‘리바’, 오디오 소스별로 캐릭터의 얼굴 애니메이션을 구현하는 ‘옴니버스 오디오투페이스’ 모델이 포함된다.
네모로 맥락 내 상호작용을 조정하고 리바로 실시간 음성 대화를 제공하며 옴니버스 오디오투페이스로 캐릭터가 인식한 상황에 따른 표정을 구현하는 식이다. 게임사들은 이들 모델 중 일부를 활용하거나 전부 적용할 수 있다. 게임사가 자체적으로 AI 모델을 구축하는 데 힘을 덜 수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엔비디아와의 협업은 엔비디아의 최신 AI 기술을 같이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위메이드는 이번 협업에서 엔비디아의 AI 추론 마이크로 서비스 ‘NIM’과 최신 아키텍처인 ‘블랙웰’ 기반 그래픽카드 등도 활용하기로 했다. 엔비디아에 높은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AI 반도체 선두 주자의 기술인 만큼 개발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달 7~10일까지(현지시각) 진행되는 ‘CES 2025’를 앞두고 AI NPC 관련 협업 사례를 소개하며 올해 본격적으로 시장에 선보일 의지를 밝혔다.
엔비디아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관련 내용을 소개하며 “올해 진행한 협업들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라며 “흥미로운 2025년을 기대하라”고 전했다.
김홍찬 기자
hongch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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