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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가짜뉴스 엄포” 엊그젠데…민주당, 尹 ‘도피설’ 자승자박 [정국 기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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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가짜뉴스’ 법적대응 방침 사흘 만에

野, ‘제보 형식’ 빌려 尹 도주 의혹 제기

관저 영상 나오자 ‘거짓선동’ 비판 직면

당내서도 “대통령 도피 말이 되나” 지적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가짜뉴스’에 법적대응 방침을 밝힌 지 사흘 만에 민주당이 자승자박에 빠진 모양새다. 제보를 빙자해 윤석열 대통령의 ‘도주설’을 제기했는데, 민주당의 ‘카더라식’ 의혹 제기가 공당의 태도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민주당 일각에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에 불응하고 있는 윤 대통령이 관저에서 도주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경호처에서 받은 제보’ ‘군 관계자에게 받은 제보’라고 일부 언론에 주장하며 진위 여부에 혼선을 빚기도 했다.

안규백 민주당 의원은 전날 KBS라디오에서 “이미 용산을 빠져나와 제3의 장소에 도피해 있다 이렇게 듣고 있다”며 “더 확인을 해봐야겠지만 아마도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떠나서 제3의 장소에 있지 않냐 이런 판단을 하는데, 경찰에서도 비슷한 소재 파악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도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내란 수괴 윤석열이 이미 관저에서 도주했다는 제보가 있다”면서 “사실이라면 참으로 추하고 비겁한 모습”이라고 비난했다. ‘누군가에게 이렇게 들었다’는 카더라식 정보를 전제로 주장의 검증 과정 없이 일단 의혹부터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윤 대통령의 도주 의혹의 발단은 한 유튜브 채널에서 비롯됐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4일 한 특정 성향 유튜브 채널은 공수처가 체포영장 집행을 처음 시도한 지난 3일 고급 차량 여러 대가 관저에서 나가는 장면을 공개했다. 민주당 3선 의원은 통화에서 “만약 의혹 제기의 단초가 유튜브에서 비롯된 거라면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도 SBS라디오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도피설이 나오는 게 말이 되느냐. 후진국 제3세계에서나 있을 일”이라며 “또 거기(관저)에 나타나서 왔다갔다 하면서 (윤 대통령이) 경호원들을 격려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는데, 도피설이 나오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의 국격을 너무나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이날 오마이TV가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면서 민주당이 제기한 도주 의혹은 ‘거짓’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이 매체가 공개한 영상에는 윤 대통령으로 보이는 남성이 관저 영내를 돌아다니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 김민석 최고위원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홈페이지 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 김민석 최고위원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홈페이지 내

특히 이같은 논란은 이재명 대표가 지난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가짜뉴스에 대한 ‘금융치료’ 등 법적대응을 주문한 지 불과 이틀 만에 벌어졌다는 점도 논란의 한 축이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당 차원의 허위·조작 정보 제보 창구인 ‘민주파출소’ 시연을 하던 전용기 의원에게 “(가짜뉴스에 대해) 금융치료·손해배상도 해달라. 변호사 등 법률지원단을 모집해 가짜뉴스로 피해를 보는 시위대 등의 소송 대리를 위임받을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갖춰달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민주당의 주장을 ‘가짜뉴스’라고 비판하며 즉각 법적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 또한 “제보라는 허울을 두른 민주당발 가짜뉴스가 도를 넘고 있다”면서 “안규백 의원의 터무니없는 ‘윤석열 대통령 도주설’이 가짜뉴스로 밝혀졌다”고 직격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제3자 제보라는 형식으로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들이 무수히 양산되고 있다”며 “헌정사상 전대미문의 대통령 체포 시도 상황에서 민주당이 굉장히 악의적인 프레임을 씌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단순히 허위정보를 유출한 정도가 아니라 허위사실과 가짜뉴스를 통해 악의적 의도가 담긴 ‘도주’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며 “엄중한 국면에서 ‘카더라식’ 주장, ‘아니면 말고식’ 의혹제기 등에 대해 책임을 지고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민주당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도주 및 증거인멸 가능성을 지속 제기하고 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9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어제 관저에 입구 쪽에 윤석열로 추정되는 사람이 등장한 영상이 나왔다”며 “윤석열이 맞다면 이미 관저를 요새화 시켜놨고, 경호처 직원들을 격려한 이런 것이 바로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가 직접적으로 인정되는 정황이라고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 일각에서 윤 대통령 도피설에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기 때문에 완전히 가짜뉴스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어수선한 시국에 공당으로서 미확인 사실을 얘기하는 것은 신중하지 못한 처사이자 섣부른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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