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다. 2024년 각종 사건에 휘말렸던 김주형이 2025년 다시 뛴다. 그 시작은 소니오픈이다.
김주형은 오는 10일부터 13일(이하 한국시각)까지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오픈(총상금 870만 달러)에 출전한다.
김주형은 이번 대회가 2025년 첫 출격이다. 지난해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하지 못해 2025시즌 개막전인 더 센트리 출전권을 얻지 못했다.
9일 PGA가 발표한 소니오픈 파워랭킹에서 김주형은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6위에 뽑혔다. PGA는 “기대치는 훨씬 높았지만, 김주형은 2025년을 앞두고 폼을 되찾았다”고 평했다. 1위는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이며, 안병훈은 8위에 위치했다.
지난 시즌은 세 번의 준우승을 기록, 매번 우승컵을 눈앞에서 놓쳤다. 10월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연장 접전 끝 안병훈에게 밀렸고, 12월 히어로 월드 챌린지, 혼성 대회인 그랜드손튼 인비테이셔널도 모두 2위로 마감했다.
골프 실력 외 구설수에 오르는 일이 많았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뜨거운 눈물을 보였다. 김주형은 파리 올림픽 남자 골프에서 최종 합계 13언더파 271타를 기록, 단독 8위를 기록했다. 경기를 마친 뒤 김주형은 좀처럼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오열했다. 이후 나라를 대표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컸다고 밝혔다.
9월 프레지던츠컵에서는 매너 논란에 휩싸였다. 김주형은 한국 선수 4명이 포함된 인터내셔널 팀으로 출전했고, 대회 첫날 임성재와 짝을 이뤄 포볼(각자의 공으로 경기해 더 좋은 성적을 팀의 점수로 삼는 방식) 매치에 출전했다. 두 선수는 미국팀의 퍼트를 기다리지 않고 다음 홀로 이동했고, 이들에게 ‘예의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미국 매체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김주형은 “그것에 머물러서 스코티 셰플러(미국)의 퍼트를 볼 이유가 없었다”라면서 “저속하게 행동하려는 것은 아니었다. 우리는 우리의 게임에 집중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셰플러는 “경기가 끝나면 모자를 벗고 악수를 한다”라며 “경기 후에는 친구지만, 경기 중에는 친구가 아니다”라고 개의치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주형과 셰플러는 절친 사이로 유명하다.
여기에 미국 선수들이 김주형에게 욕설을 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김주형은 프레지던츠컵 3일 차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미국 선수들이 욕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주형의 캐디 폴 테소리는 골프전문매체 ‘골프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선수가 김주형에게 욕설을 한 것을 세 번이나 봤다”고 말했다. 다만 욕설 사실을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도 불문율을 어긴 것이라 지적했다. 테소리는 “그런 상황에서는 단장과 동료 선수들에게 먼저 알려야 했다”고 밝혔다.
라커룸 문짝으로 곤혹을 치루기도 했다. 김주형은 지난해 10월 제네시스 챔피언십에 참가해 준우승을 거뒀다. 경기가 끝난 뒤 라커룸의 문을 파손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김주형은 SNS를 통해 “패배 후 좌절했지만 라커룸의 문을 훼손할 의도가 없었다”라며 “사건 직후 DP월드투어와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에 라커룸 문이 망가진 것을 알렸고, 피해에 대한 모든 비용을 지불할 뜻이 있다는 것도 알렸다”라고 해명했다.
KPGA는 상벌위원회를 개최했고 김주형에게 경고 조치를 내렸다. KPGA는 “선수가 자신의 감정을 부적절하게 표출했고 위 행위로 기물이 파손되게 한 점을 고려할 때 이는 선수로서 품위 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인정된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재물손괴의 정도가 크지 않고 해당 골프장에서 이를 크게 문제 삼지 아니하고 있는 점, 선수가 다른 인터뷰 자리에서 간접적으로 자신의 잘못을 어느 정도 시인하고 사과를 표한 점, 경기가 진행되는 경기장이 아닌 라커에서 일어난 일인 점 등을 고려했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김주형은 SNS에 “단순히 우발적인 해프닝이라고 여겼던 일이 이렇게까지 문제가 될 줄은 전혀 몰랐고, 저를 응원해 주시는 많은 분들께 더 이상의 실망을 드리지 않기 위해서는 앞으로 저의 언행 하나하나에 오해나 비난의 소지가 없도록 세심한 주의를 하겠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사과문을 올렸다.
고통은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 세 번의 준우승과 사건사고들은 김주형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2025년 김주형의 첫 질주는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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