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성일이 편안한 얼굴을 찾았다. 지난해 공개한 영화 ‘전,란’과 존재를 알린 드라마 ‘더 글로리’의 성공에 힘입어 주목받는 그가 이번에는 권력의 비리를 파헤치고 부당한 세력을 추적하는 탐사보도 프로그램의 프로듀서로 시청자를 찾아온다.
15일 공개하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트리거'(극본 김기량)는 정성일의 새로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방송사 탐사보고 프로그램 제작진의 활약을 다룬 이야기에서 그는 사람보다 동물에 더 관심이 많은 프로듀서 한도 역을 맡았다. 임진왜란이 배경인 ‘전,란’에서는 일본의 무사로, ‘더 글로리’에서는 아내가 벌인 학창 시절의 잘못으로 처절한 복수극에 휘말려 순탄하지 않은 과정을 겪었다면 이번에는 현실과 밀접한 이야기로 인간미를 더했다.
정성일은 8일 열린 ‘트리거’의 제작발표회에서 “가장 나다운 얼굴을 만났다”고 밝혔다. tvN 드라마 ‘비밀의 숲2’를 시작으로 ‘더 글로리’까지 한껏 힘이 들어간 캐릭터를 주로 소화해 시청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활동을 딛고 이번에는 ‘허당’의 매력을 지닌 캐릭터로 편안하게 다가선다.
정성일에 따르면 한도는 “사회성이 제로에 가까운 인물”이다. 방송사의 드라마 PD로 일하다가 원하지 않은 이유로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맡게 되고, 그렇게 베테랑 PD 오소룡과 열혈 조연출 강기호를 만나 약자를 괴롭히고 세상을 위협하는 범죄자들에 맞선다.
정성일은 “처음엔 주변과 융화되지 못하지만 그 안에서 자신의 ‘똘기’와 강단을 점점 드러내면서 변화하고 성장하는 캐릭터”라고 설명하면서 “사회성이 부족한 모습으로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갈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촬영 과정을 돌이켰다.
또한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앞선 출연작들을 언급하면서 “‘더 글로리’에서는 모든 걸 가진 사람이었고 ‘전,란’ 때는 다른 나라의 사람이 됐는데 이번에는 가진 것도 없고 빈 구석도 많은 인물”이라며 “평소 저의 모습이 가장 잘 드러나는 캐릭터”라고 차이를 짚었다.
‘트리거’에서 한도와 호흡하는 오소룡은 배우 김혜수, 강기호는 주종혁이 각각 연기한다. 이들은 서로를 향한 굳건한 믿음을 드러내면서 연기 앙상블에 기대를 당부했다.
특히 김혜수는 정성일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 “전작의 인상이 강렬했기에 이미지가 남았는데 처음 만났을 때 만화처럼 해사한 소년스러움이 있었다”며 “아주 진지하면서도 유쾌한 배우이고 상황에 맞는 아이디어가 풍부하다”고 아낌없이 칭찬했다. 이어 “가장 놀라운 부분은 배우가 갖고 있는 얼굴의 스펙트럼이 무궁무진하다는 사실”이라며 “내공이 있는 배우로 시청자들이 정성일의 새로운 모습에 놀랄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성일 역시 김혜수와의 호흡에 “최정상급 연주자인 김혜수 선배님의 옆에서 듣기만 하면 됐다”며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최고의 파트너였다”고 만족해했다.
‘트리거’는 사회를 분노하게 만드는 사건과 악당들을 추적하는 탐사보도팀의 이야기인 만큼 실제 일어난 사건들이 소재로 차용됐다. 극 초반 등장하는 믿음 동산 에피소드는 실제로 한 교회에서 벌어진 폭행 사건을 모티프로 했고, 과거 세상을 충격에 빠뜨린 초등학생 살인사건 등을 비튼 이야기도 있다.
실화가 연상되는 에피소드에 대해 유선동 PD는 “모티프를 얻지만 극적인 요소는 작가의 오랜 고민을 통해 채워졌다”며 “실제 사례를 다루면서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자극적인 소재로 다루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촬영에 임했다”고 밝혔다.
총 12부작인 ‘트리거’는 15일 1, 2회를 공개한 뒤 매주 수요일마다 2편씩 이야기를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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