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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진섭 ‘니가 오는 날’ [Z를 위한 X의 가요㊳]

데일리안 조회수  

1960년대 후반부터 1980년까지 태어난 이들을 지칭하는 X세대는 ‘절약’이 모토인 기존 세대와 달리 ‘소비’를 적극적으로 한 최초의 세대로 분석됩니다. 경제적 풍요 속에서 자라나면서 개성이 강한 이들은 ‘디지털 이주민’이라는 이름처럼 아날로그 시대에 성장해 디지털 시대에 적응한 세대이기도 하죠. 그만큼 수용할 수 있는 문화의 폭도 넓어 대중음악 시장의 다양성을 이끌었던 주역으로 꼽히는데, 이들이 향유했던 음악을 ‘가요톱10’의 90년대 자료를 바탕으로 Z세대에게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

◆‘가요톱10’ 1995년 1월 1주 : 변진섭 ‘니가 오는 날’

◆가수 변진섭은,

경희대학교 동아리 탈무드 5기 멤버로서 음악을 시작한 이후 1987년 MBC 신인가요제에서 ‘우리의 사랑이야기’로 수상한 것을 계기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공식적인 앨범은 이듬해인 1988년 발표한 1집 ‘홀로 된다는 것’으로 동명의 타이틀곡인 ‘홀로 된다는 것’부터 ‘너무 늦었잖아요’ ‘새들처럼’ ‘네게 줄 수 있는 건 오직 사랑뿐’ 등이 차트 상위권에 오르며 데뷔 앨범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앨범은 180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면서 한국 최초의 밀리언셀러로 기록됐다. ‘홀로 된다는 것’으로는 신인상을, 수록곡인 ‘너무 늦었잖아요’로는 대상을 수상하며 데뷔 앨범 하나로 신인상과 대상을 거머쥔 첫 가수이기도 하다.

1989년에 발표한 2집 ‘너에게로 또 다시’ 역시 골든디스크 대상을 수상하며 2년 연속 대상 수상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수록곡인 ‘너에게로 또 다시’와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 ‘희망사항’ ‘로라’ ‘숙녀에게’ ‘당신의 장난감 당신의 인형’ 등도 차트 순위권에 올랐다. 특히 ‘희망사항’은 가요톱10 골든컵까지 수상했다. 이 앨범은 그의 두 번째 밀리언셀러 앨범이자, 더블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변진섭의 대표작이다. 공식 집계만 280만장 이상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다만 윤상으로부터 받은 수록곡 ‘로라’는 표절 판정을 받아 오점으로 남았다.

이후로도 꾸준히 앨범을 발매하긴 했지만, 사실상 음악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존재감을 잃은 면도 있다. 심지어 2002년에는 음주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적발돼 면허정지가 되기도 했다. 현재는 투어 공연과 앨범 활동을 통해 팬들을 만나고 있다.

ⓒKBS
ⓒKBS

◆‘니가 오는 날’은,

1994년 발매한 6집 ‘이미지(Image)94-니가 오는 날’의 타이틀곡이다. 드라마 ‘질투’의 OST를 부른 가수이자 김경호의 ‘금지된 사랑’을 작곡한 유승범이 작곡하고, 변진섭의 ‘숙녀에게’ ‘너에게로 또 다시’를 비롯해 윤종신 ‘너의 결혼식’, 조용필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김장훈 ‘나와 같다면’ 김민우 ‘입영열차 안에서’ 등을 작사한 박주연이 작사한 곡이다.

곡은 비오는 소리와 고즈넉한 어쿠스틱 기타 하나로 시작돼 특별히 자극적인 후렴구도 없이 잔잔하고 감상적인 분위기로 편곡됐다. 변진섭 특유의 곱게 정제된 미성으로 단어 하나 하나에 감정을 불어넣는 듯 힘을 줘 부르는 듯한 애절한 감성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이 무렵 한국 가요계에는 댄스 음악, 레게, 힙합 등의 장르를 중심으로 서태지와 아이들, 김건모, 신승훈, 이승환, 룰라, 공일오비, 듀스, 노이즈 등이 춘추전국을 이루던 시절이라 변진섭이 과거와 같은 영광을 누리기엔 이미 늦은 시기였다. 발매 당시 잠깐 주목을 받긴 했지만 사실상 전성기였던 1,2집 때 만큼의 인기를 얻기엔 무리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니가 오는 날’은 팬들 사이에서 숨겨진 명곡으로 꼽힌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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