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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기자의 와이드엔터] 박찬욱과 봉준호, 나홍진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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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17
미키17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17’이 오는 3월 초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개봉한다./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생존 위기에 처한 한국 영화계가 그럼에도 나름 희망차게 2025년을 맞이한 이유는 세 감독의 귀환에서 찾을 수 있다. 박찬욱과 봉준호 그리고 나홍진의 신작들이 올 한해 차례로 개봉한다. 이들 모두 ‘영화다운 영화’를 만들 줄 아는, 몇 안되는 연출자들이기에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개봉 일정이 확정된 작품은 봉 감독의 ‘미키 17’이다. 할리우드 파업 등 우여곡절 끝에 미국을 비롯한 북미 지역 개봉일이 오는 3월 7일로 정해졌다. 수입·배급을 맡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에 따르면 3월 7일은 이 지역의 봄 방학이 시작되는 시점으로, 한국은 북미보다 살짝 빠른 3월 초 전 세계 최초 개봉이 논의되고 있다.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의 SF 소설 ‘미키 7’이 원작인 이 영화는 얼음으로 덮인 우주 행성 개척에 소모품처럼 투입되는 복제인간 ‘미키’의 이야기를 다룬다. ‘트와일라잇’ 시리즈와 ‘더 배트맨’의 로버트 패틴슨이 타이틀롤을 연기하고 ‘미나리’의 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 연과 ‘어벤져스’의 마크 러팔로, 봉 감독의 페르소나로 통하는 틸다 스윈튼 등 실력파 배우들이 힘을 보탰다.

나 감독의 ‘호프’와 박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는 상·하반기에 차례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항구 마을에 나타난 미확인 생명체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호프’는 5월에 열리는 제78회 칸 국제영화제 초청이 유력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정민이 ‘곡성’에 이어 나 감독과 다시 손잡았고 조인성과 ‘오징어 게임’의 정호연이 출연했으며,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 커플인 마이클 패스벤더 – 알리시아 비칸데르 부부가 합류했다.

어쩔수가없다
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왼쪽부터)과 손예진·이병헌 등 영화 ‘어쩔수가없다’의 주역들이 본격적인 촬영 시작을 앞두고 지난해 8월 한 자리에 모였다./제공=CJ ENM·모호필름

호화 출연진은 ‘어쩔수가없다’도 못지 않다. 이병헌과 손예진에 이성민·박희순·차승원·유연석이 가세했다. 이 정도면 상업 영화 두 세편을 찍고도 남을 정도의 캐스팅이다.

미국 작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액스’가 원작인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의 2006년작 ‘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를 리메이크한 ‘어쩔수가 없다’는 실직한 중년 가장 ‘유만수'(이병헌)가 재취업을 위해 연쇄살인에 나선다는 내용의 블랙 코미디다. 박 감독 특유의 서늘한 유머 감각이 이번에는 어떤 식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을지 벌써부터 흥미롭다.

이 영화들의 성공으로 한국 영화계의 많은 문제들이 단숨에 해결되리라 믿는다면 대단한 착각이다. 총체적 난국에 가까운 상황에서 ‘언 발에 오줌 누기’로 그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그러나 지금은 이것저것 가릴 때가 아니다. 갈수록 극장에서 멀어지고 있는 관객들의 바짓가랑이라도 붙잡아야 한다. 비록 ‘미키17’은 할리우드 영화이긴 하지만, 세 작품 모두 그래야 할 것이다.

아시아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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