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목동 깨비시장에서 발생한 대형 교통사고의 원인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3시 53분경, 70대 운전자 김모 씨가 몰던 에쿠스 승용차가 시장으로 돌진해 40대 남성 1명이 사망하고 12명이 중경상을 입는 참사가 발생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2023년 11월에 치매 진단을 받고 약물을 복용했으나, 2024년 초부터 치료와 약물 복용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당시 김 씨의 차량은 시속 70~80km로 가속하며 시장 가판대를 들이받았다.
차량은 과일가게, 이불가게, 매대를 연달아 들이받으며 멈춰섰고, 과일가게 직원으로 일하던 40대 남성은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약 6시간 후 사망했다.
현장 목격자들에 따르면, 사고 당시 “굉음이 들리고 순식간에 사람들이 차량에 치였다”며 “시장은 물건과 사람들로 뒤엉켜 참혹한 광경이었다”고 전했다.
김 씨는 사고 직후 경찰 조사에서 “앞차를 피해 가속하다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이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 차량의 급발진 가능성은 없었으며, 음주나 약물 복용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김 씨는 사고 당시 치매 초기 단계로 판단될 수 있는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그가 2023년 11월 치매 진단을 받고 3개월간 약을 복용했으나, 2024년 초부터 약물 치료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또한 김 씨는 2022년 양천구 보건소에서 치매 치료를 권고받았으나 이후 적극적인 치료를 받지 않았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치매는 운전면허 결격 사유에 해당할 수 있지만, 김 씨는 2022년 9월 적성검사를 통과해 1종 보통 면허를 갱신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치매 환자가 모두 운전면허를 박탈당하는 것은 아니다.
– 6개월 이상 입원 치료를 받은 경우에만 수시적성검사를 거쳐 면허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
– 김 씨는 입원 치료 이력이 없어 수시적성검사 대상이 아니었다.
이로 인해 치매 진단을 받고도 운전을 지속한 김 씨는 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상태였음에도 면허 갱신 및 운전을 계속할 수 있었다.
사고로 사망한 과일가게 직원은 10년 넘게 시장에서 일하며 주민들에게 친절했던 인물로, 그의 사망 소식에 주민들과 상인들은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횟집 직원 나모 씨는 “매일 아침 인사를 나누던 분이 황망히 떠났다”며 “너무 성실하고 친절한 분이었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한 주민은 “3분만 늦었더라면 나도 사고를 당했을 것”이라며 당시 상황의 참혹함을 전했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김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 김 씨는 사고를 낸 후 차 안에서 내리지 않고 멍한 상태로 있었다고 목격자들은 증언했다.
– 경찰이 사고 경위를 묻자, 그는 “내가 사고를 냈냐”고 되물으며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경찰은 김 씨의 차량을 압수하고, 그의 운전면허 취소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치매 환자의 운전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재점화되고 있다.
– 치매 진단자 운전 면허 관리 강화: 치매 초기 단계라도 정기적인 적성검사 및 치료 여부 점검 필요. – 치매 진단 시 면허 제한 검토: 입원 여부와 상관없이, 인지 능력 저하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 마련.
– 운전자 가족 및 의료진의 협조 체계 강화: 치매 증상이 있는 운전자에 대한 가족과 의료진의 운전 금지 권고 강화.
경찰은 김 씨의 정신감정을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확보된 CCTV 및 차량 기록을 통해 사고 경위를 철저히 조사할 예정이다.
또한, 이번 사고를 계기로 고령 운전자 및 치매 환자 관리에 대한 법적·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운전자의 치매 증상과 사고의 인과관계를 철저히 밝혀내고, 유사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개선책이 요구된다.
서울 목동 깨비시장 사고는 단순 교통사고를 넘어, 고령화 사회에서 필연적으로 부딪히게 될 운전 안전 문제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