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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체포영장에 이례적으로 들어간 ‘이 문구’ : 경호처 저항 논리가 힘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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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 대통령 관저의 모습과 1일 대통령 관저 입구가 통제 되는 모습(왼),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오). ⓒ뉴스1
서울 용산 대통령 관저의 모습과 1일 대통령 관저 입구가 통제 되는 모습(왼),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오). ⓒ뉴스1

법원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수색영장에 ‘수색 거부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적시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대통령 경호처 등 윤 대통령 쪽이 조직적으로 체포에 저항하기는 어렵게 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경찰과 협력해 영장 유효기간인 오는 6일 이전에 체포영장 집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1일, 서울서부지법이 전날 새벽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면서 ‘영장을 집행할 때 형사소송법 110조와 111조 적용은 예외로 한다’는 취지의 문구를 수색영장에 별도로 적시했다고 밝혔다. ‘군사상·직무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의 경우 책임자 승낙 없이는 압수·수색할 수 없다’고 규정한 형소법 조항은 대통령실 등이 압수수색을 거부할 때 제시하던 ‘전가의 보도’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법원은 윤 대통령 체포·수색영장을 발부하면서 이런 거부 논리가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애초 강제구인만을 위한 체포 과정에 이 조항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었지만 수색영장을 빌미로 경호처가 체포영장 집행마저 거부할 것이 예상되자 법원이 이런 혼란을 정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휴일인 이날 출근한 오동운 공수처장은 기자들과 만나 “경호처가 대통령실 출입구를 바리케이드로 막거나 철문을 잠그는 등 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는 것 자체를 공무집행 방해라 인식하고 있다”며 경고했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1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공수처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1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공수처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공수처는 전날 경호처에 윤 대통령 체포를 방해할 경우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 특수 공무집행 방해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공문도 보냈다. 공무집행을 방해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형이 가능하다. 만약 무기를 휴대하고 공무를 방해하면 형량이 가중되는 특수 공무집행 방해죄가 성립한다.

‘내란 피의자 윤석열’은 현행법이 규정하는 경호 대상도 아니다. 대통령경호법은 ‘경호’를 ‘경호 대상자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신체에 가해지는 위해를 방지하거나 제거하는 활동’으로 규정한다. 그러나 체포영장 집행은 윤 대통령에게 ‘위해’가 생기는 일이 아니다. 이를 막아서는 행위 자체가 대통령경호법이 규정하는 경호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다.

판사 출신 변호사는 “이번 경우는 국가기관의 적법한 법 집행 절차이기 때문에 대통령에 대한 ‘위해’라고 볼 수 없다. 적법하게 발부된 영장의 집행을 막아서는 것은 부적절한 경호”라고 설명했다. 오 처장은 “원칙에 따라 권한을 행사할 예정” “(체포영장을) 기한 내에 집행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1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가 통제 되는 모습. ⓒ뉴스1
1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가 통제 되는 모습. ⓒ뉴스1

윤 대통령을 실제 체포하기까지 당장 고려해야 하는 요소는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주변에 모여든 시위대다. 전날 체포영장 발부 소식이 알려지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려들었고, 이날 저녁 탄핵 반대 집회에는 4천여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모였다.

이날 저녁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까지 공개되자 집회 열기는 달아올랐다. 공수처와 경찰은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경력 투입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 간부는 “경찰 기동대가 투입된다면 시위대는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겨레 정혜민, 곽진산, 고경태, 이승준, 김남일 기자 / jh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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