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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만 30% 손해에 청산 절차 돌입한 헤지펀드 CEO가 보낸 ‘반성문’…“지난 2년간 시장의 주요 테마 거의 모두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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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미희 기자]올해 30% 넘는 손실을 내고 펀드 청산 절차에 돌입한 한 헤지펀드 최고경영자(CEO)가 시장 흐름을 읽지 못한 자신의 무능력을 자책하는 ‘반성문’을 투자자들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28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싱가포르에 본거지를 둔 헤지펀드 켄리치 파트너스(이하 켄리치)의 리처드 토 CEO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달 초 투자자들에 보낸 서한에서 “나는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능숙하지 않음을 깨달았다. 여러분 중 일부는 이미 그 사실을 알아챘을 것”이라며 “실망하게 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토 CIO가 이런 반성문을 투자자에게 보낸 것은 형편없는 올해 펀드 운용성과 때문이었다.

운용규모 5천만 달러(약 738억원) 수준인 켄리치의 ‘오큘러 아시아 펀드’는 올해 들어 35.4%의 손실률을 기록했고, 11월 들어서만 월간 7.9%의 손실률을 냈다.

반면 이 펀드가 성과 기준으로 삼은 일본 제외 아시아 주식 벤치마크는 같은 기간 8.6% 올랐다고 WSJ은 소개했다.

종목을 선택하지 않고 벤치마크 성과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에만 투자했어도 손실을 보지 않고 8% 넘는 수익률을 거뒀을 것이란 의미다.

토 CEO는 “나는 지난 2년간 시장의 주요 테마를 거의 모두 놓쳤다”며 “나는 시장과 완전히 엇나갔다. 팔아야 할 때 샀고, 사야 할 때 팔았다”라고 반성했다.

토 CEO는 자신의 회사 전산 개발자가 그의 개인 주식계좌에 엔비디아 한 종목만을 보유한 것을 두고 배경을 물어봤던 일화를 소개하며 “때때로 최고의 투자는 정확히 설명할 수 없고 아마도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배웠다”라며 “또한 내가 너무 나이가 들어가고 있음을 알려줬다”라고 썼다.

엔비디아는 투자 대상으로 부적합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었지만, 엔비디아는 올해 들어 27일까지 177%나 올랐다.

토 CEO는 엔비디아에 투자했던 전산 개발자가 비트코인도 들고 있었음을 알고 이더리움 투자에 뛰어들었지만, 비트코인만큼 성과가 좋지는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서한에 그의 펀드 투자 포트폴리오가 모두 공개되진 않았지만 11월말 기준 상위 보유종목 중에는 TSMC와 네이버와 중국의 스마트폰 렌즈업체인 순우광학테크 등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TSMC는 올해 들어 27일까지 약 80% 올랐지만, 네이버는 올해 들어 12% 하락했고, 순우광학테크는 올해 들어 보합권에 머물렀다.

펀드 전체 손실률이 30%대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나머지 다른 투자 대상에서 손실이 더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토 CEO는 투자자 서한에서 올해 말로 오큘러 아시아 펀드를 청산한다고 밝혔다.

토 CEO가 투자업계에서 명성을 크게 얻은 것은 아니지만, 40년 가까이 투자업계에 종사한 베테랑 투자자였다고 WSJ은 소개했다. 그는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을 그만두고 1998년 켄리치를 창업했다.

더 퍼블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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