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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이에게 미안한 마음 컸다, 너무 큰일 했다” KIA 대투수 진심…V12 기뻤지만 이것을 후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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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광주광역시 임동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된 '2024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IA타이거즈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 기아 양현종이 3회초 2사 1루서 디아즈에게 투런포를 허용한 뒤 교체되고 있다./광주=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28일 오후 광주광역시 임동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된 ‘2024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IA타이거즈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 기아 양현종이 3회초 2사 1루서 디아즈에게 투런포를 허용한 뒤 교체되고 있다./광주=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시간이 지나고 다시 영상을 봤을 때, (김)도현이가 정말 큰 일을 했구나…”

KIA 타이거즈 대투수 양현종(36)에게 10월28일은 야구인생에서 잊지 못할 날이지만, 한편으로 후회스러운 날이기도 하다. 양현종은 그날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서 2⅔이닝 4피안타(3피홈런) 3탈삼진 1사사구 5실점했다. 결과가 말해주듯 이름값에 못 미치는 결과였다. 초반부터 세 방의 홈런을 맞으며 경기흐름을 완전히 넘겨줬다. 단기전이라는 걸 감안할 때 치명적이었다.

28일 오후 광주광역시 임동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된 '2024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IA타이거즈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 기아 양현종이 3회초 2사 1루서 디아즈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한 뒤 강판되고 있다./광주=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28일 오후 광주광역시 임동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된 ‘2024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IA타이거즈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 기아 양현종이 3회초 2사 1루서 디아즈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한 뒤 강판되고 있다./광주=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그러나 알다시피 그날 KIA는 V12 역사를 창조했다. 리그 최강타선이 또 한번 일을 내며 기어코 통합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양현종은 V12에 기뻤지만, 자신의 투구에 대해선 당연히 만족하지 못했다. 그리고 자신을 구원한 김도현(24, 2⅓이닝 3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에게 너무나 큰 고마움을 드러냈다.

양현종은 지난 26일 KIA 유튜브 채널 갸티비를 통해 공개된 한국시리즈 코멘터리에 출연, 그날을 돌아봤다. 우선 2차전부터 리뷰했다. 그날 양현종은 5⅓이닝 8피안타 5탈삼진 2볼넷 2실점(1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한국시리즈 토종 최고령 선발투수가 됐다.

경기시작과 함께 17구 연속 포심으로 승부해 화제를 모은 경기였다. 그만큼 컨디션이 최고였고, 결과도 좋았다. 양현종이 왜 대투수인지 증명한 경기였다. 이범호 감독은 “현종이가 ‘정말 한 성격 하는 구나’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깜짝 놀랐다”라고 했다. 포수 김태군도 “5구째인가 6구째에 변화구 사인을 냈는데 고개를 흔들더라. 현종이 형 스타일을 아니까 하고 싶은대로 해보라고 계속 직구 사인만 냈다”라고 했다.

양현종은 “내 직구에 자신감이 있었다. 느낌이 그냥 안 맞을 것 같았다. 내가 좋았을 때는 직구가 높은 쪽으로 많이 가는 경향이 있다. 그게 타자 눈에 보이면서 범타로 많이 유도됐고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내가 힘이 있을 때까지는 쉽게 상대 타자가 공략하지 못하겠다고 내 스스로 확신을 해서 그렇게 볼배합을 가져갔다”라고 했다.

그러나 대투수에게도 역시 야구는 쉽지 않다. 삼성 타자들이 5차전에도 양현종을 잘 공략한 건 아니었다. 그러나 실투가 잦았다. 양현종은 “투수로서 절대 가지면 안 되는 마음을 갖고 던졌던 것 같다. 무슨 생각이었냐면, 5차전에 지더라도 우리는 6차전, 7차전에 무조건 이길 수 있다는 그런 생각이 있어서 ‘오늘 게임 내가 무조건 잘해야 돼’, ‘내가 무조건 이겨야 돼’ 이런 생각이 조금은 없었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너무 후회스럽기도 하고”라고 했다.

양현종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온 김도현이 아웃카운트 7개를 잡는 동안 단 1명의 주자만 내보냈다. 그 사이 타선이 추격의 흐름을 만들 수 있었다. 야구에서 역전승이 100% 타자들만의 공인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반전의 시작은 투수들의 분전이다. 그날 세 번째 투수 곽도규가 구원승을 따냈지만, 게임체인저는 김도현이었다.

양현종은 그런 김도현이 고마울 뿐이었다. “도현이한테는 미안한 마음이 너무 컸다. 도현이가 정말 잘 던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도현이의 피칭을 시간이 지나고 다시 영상으로 봤을 때는 진짜 ‘도현이가 너무 큰 일을 했구나’ 싶더라. 나이 어린 후배에게 내가 그런 짐을 맡기는 것도 미안하기도 했지만, 대견하고 뿌듯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그랬다”라고 했다.

사실 올해 개막 선발로테이션에서 양현종을 제외한 4명이 모두 부상으로 바뀌었다. 이때 잘 버텨준 김도현과 황동하의 공이 상당히 컸다. 이범호 감독은 장현식이 LG 트윈스로 떠나자 김도현이나 황동하 중 한 명을 불펜으로 돌릴 구상까지 했다. 그만큼 두 사람을 믿는다는 의미. 단, 이후 구단이 조상우를 트레이드로 데려오면서 이범호 감독의 구상이 바뀔 여지는 있다.

28일 오후 광주광역시 임동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된 '2024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IA타이거즈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 기아 김도현이 역투하고 있다./광주=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28일 오후 광주광역시 임동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된 ‘2024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IA타이거즈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 기아 김도현이 역투하고 있다./광주=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렇듯 야구는 어느 한 사람의 힘으로만 매일 이길 수도 질 수도 없다. KIA는 장기레이스에서도 단기전서도 ‘팀 타이거즈’의 힘을 보여줬다. 그래서 양현종은 V12가 기뻤지만, 한편으로 여러 감정을 느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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