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정우 기자= 인도가 올해 현대차 인도법인 상장을 비롯한 대규모 신규 기업 상장 랠리에 힘입어 중국을 제치고 아시아 최대 기업공개(IPO) 시장으로 떠올랐다.
금융 분석업체 딜로직(Dealogic)의 2024년 자료에 따르면 인도의 음식배달업체 스위기(Swiggy)와 현대차 등의 신규 상장으로 인도 증시는 뉴욕에 이어 세계 2위의 주식 공모 시장이 됐다.
올해 들어 인도 증시에는 310개 기업이 상장해 180억달러를 끌어모았다. 기업공개 숫자로는 미국(226개)보다 많았지만 공모액에서 420억달러인 미국에 못 미쳤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지난 10월 전체 공모액 33억달러로 인도 역사상 최대 규모의 IPO로 기록됐다. 이는 올해 아시아 최대 규모다.
중국 증시의 규제 강화로 아시아 금융의 판도가 바뀌었다.
2023년 세계 최대 시장이었던 중국 본토의 1차·2차 상장 가치는 480억달러에서 2024년 12월 초까지 약 86% 감소해 75억달러에 그쳤다.
금융 분석가들은 경기침체와 기업 상장을 제한하는 규제가 겹쳐 중국 기업들이 상장 시장에 진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풀이했다.
중국의 해외 금융허브인 홍콩에서는 상대적으로 주식 공모가 2023년 60억달러에서 12월 현재 100억달러 이상으로 증가했다. 여기에는 중국 전자제조업체 ‘미디어’가 상장을 통해 40억달러 이상을 조달하는 등 대규모 공모가 포함됐다.
글로벌 로펌 애셔스트(Ashurst)의 파트너 변호사이자 기업 거래 아시아 책임자인 프랭크 비는 “IPO를 추진하는 중국 기업의 경우 홍콩 증권거래소가 더 간소화된 상장 절차, 시장 안정성·투명성, 글로벌 자본에 대한 접근성 면에서 최고의 장소”라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2024년에 비교적 작은 규모의 신규 상장이 많았던 인도는 다국적 기업의 인도 사업부 분사 등 가치가 엄청나게 큰 기업들의 자금 모집 덕에 성장세를 보였다.
현대차 상장에 참여한 코탁투자은행 임원 브이 자야상카르는 “2024년은 인도 자본 시장 역사상 가장 바쁜 시기 중 하나였다”며 “인도는 확실히 주목받고 있다. 중국은 이러한 비즈니스를 지속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인도의 성장이 빠르게 둔화되고 기업들은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다. 올해 3분기 GDP 성장률은 5.4%로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에 외국 투자자들은 이 나라의 주식 시장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지난 10월 외국인들은 인도 시장에서 월간 최대 매도액인 110억달러를 팔았다. 11월에는 25달러를 추가로 매도했다.
인도 IPO 시장이 강세를 유지하더라도 다른 지역 IPO 시장이 크게 반등하면 상대적으로 성장세가 가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위스 금융기업 UBS의 개러스 맥카트니 주식 자본 시장 글로벌 공동 책임자는 “전 세계적으로 IPO 시장 활동이 2025년에 정상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과 유럽에서 거래량이 증가할 것”이라며 “다만 인도 시장이 계속 성장한다 해도 놀랍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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